피와 블루스의 이중주, 거울 속의 괴물을 마주하다~거창하군!
그들이 열광하는 기준으로 글을 정리해 보았다.
와칸다 포에버~라이언 쿠글러[Ryan Kyle Coogler] 감독이 창조한 가장 대담하고 독창적인 세계.
마이클 B. 조던(난 처음에 이 배우 농구황제 마이클 조단의 친척인줄 알았다~정말이다)이 1인 2역으로 분한 쌍둥이 형제가 마주한 것은 단순한 흡혈귀가 아닌, 음악과 역사에 뿌리내린 미국의 깊은 상처다.
이 잔혹하고 아름다운 장르의 교향곡에 당신은 열광할 것인가, 혹은 불협화음이라 느낄 것인가.
2025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너스(SINNERS)'에 대한 여러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씨너스'는 로튼토마토 신선도 97%, 관객 팝콘 지수 96%라는 경이적인 수치로 증명하듯,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은 작품이다.
하지만, 이 압도적인 찬사 속에서도 영화의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에 대하여 불편함이나 이질감을 느끼는 목소리 또한 분명 존재한다. (바로 나다!)
이 영화는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관객이 영화라는 매체에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감상을 낳을 수 있는 문제작이다.
스토리, 장르 특징, 연출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씨너스'가 어떻게 이토록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이끌어내는지, 그 찬사와 논란의 핵심을 구질구질하게 정리해 보려 한다.
1. 스토리 : 구원의 서사인가, 혼란스러운 신화인가?
'씨너스'의 공식 시놉시스는 "힘든 과거를 뒤로하고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쌍둥이 형제(마이클 B. 조던)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더 거대한 악과 마주하게 된다"는 비교적 단순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실제 스토리는 이 한 문장을 훨씬 뛰어넘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를 가진다.
[평단의 시선]
열광하는 지점은 바로 이 영화가 단순한 공포 스토리를 넘어, 미국 사회, 특히 흑인 공동체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정체성을 '흡혈귀'라는 초자연적 존재를 통하여 풀어내는 방식에 있다.
영화 속 '거대한 악'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억압과 착취,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질되어야 했던 존재들의 슬픈 역사를 상징한다.
쌍둥이 형제가 고향으로 돌아와 마주하는 것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자신들의 뿌리이자 외면하고 싶었던 역사 그 자체이다.
비평가들은 이 스토리가 "미국의 역사적 역학 관계를 영리하게 통합한 서사"이며, "구원과 복수, 그리고 깊은 낭만이 공존하는 대담한 이야기"라고 극찬한다.
즉, 개인의 구원 서사가 공동체의 역사적 신화와 맞물리며 거대한 울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 참 거창하다!!! - 그나라 문화권이 아니기에 뭐라 쉽게 말할 수 없지만... 내가 무지해서 그렇다고 봐야지~
[반대의 시선]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나같은 무지한 이는 "그래서 줄거리가 뭔데? 뭘 말하고 싶은데?"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된다.
한 관객 평처럼 "줄거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훌륭한 영화(?)"라는 반응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씨너스'는 전통적인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기보다, 상징적인 장면과 음악, 그리고 강렬한 이미지들을 통하여 정서적이고 주제적인 흐름을 이끌어간다.
이 때문에 관객은 명확한 서사를 따라가는 대신, 영화가 흩뿌려놓은 역사적, 음악적, 신화적 파편들을 직접 맞춰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방식은 어떤 이에게는 지적인 즐거움을 주지만, 다른 이에게는 산만하고 불친절하며, 심지어는 명확한 플롯 없이 분위기에만 취한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야기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하여 서사의 명료성을 희생한 선택이, 공감의 장벽을 만든 것이다.
2. 장르 특징 : 혁신적인 융합인가, 정체불명의 잡탕인가?
'씨너스'를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로튼토마토는 이 영화를 '호러, 미스터리 & 스릴러, 드라마'로 분류하지만, 평론가와 관객들은 여기에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뮤지컬', '로맨스', '복수극' 등의 수많은 장르를 덧붙인다.
*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 설명 귀찮다 ~ 그냥 흑인이 다 만든 영화~
> https://ko.wikipedia.org/wiki/블랙스플로이테이션
[평단의 시선]
이러한 장르의 전방위적인 융합이야말로 '씨너스'가 가진 가장 큰 미덕으로 꼽힌다.
쿠글러 감독은 피가 튀는 잔혹한 뱀파이어 호러를 보여주다가도, 어느새 인물들의 감정을 절절한 음악으로 표현하는 뮤지컬 시퀀스로 전환하고, 흑인 영화 장르인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의 통쾌한 복수극 요소를 가져와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평단은 이를 "장르의 대담한 융합", "맛깔나게 사악한 뱀파이어 히트작이자, 거리낌 없이 흑인 문화를 담아낸 장르 녹아웃"이라며 찬사를 보낸다.
각각의 장르가 가진 힘을 빌려와 '씨너스'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였으며, 이는 라이언 쿠글러의 비범한 상상력이 온전히 드러나는 지점이라는 평가이다.
[반대의 시선]
그러나 나같은 무지한 이는 "장르적 특징도 별로"라고 느낀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러 장르를 한데 섞는 시도는, 자칫하면 어느 하나에도 깊이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심장 쫄깃한 공포를 기대했던 관객은 갑작스러운 노래 장면에 당황할 수 있고, 진지한 역사 드라마를 기대했던 관객은 만화적인 장르 클리셰에 실망할 수 있다.
영화가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보여주려다 보니, 오히려 정체성이 모호하고 산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한 관객의 평처럼 "하나의 영화에 여러 장르가 담겨 있다"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장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일관된 장르적 경험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집중을 방해하는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혁신적인 융합이 아닌, 정체불명의 잡탕처럼 느껴질 여지가 충분하다.
이 부분에 있어 그리 좋아하지 않는 감독인 봉준호 감독분의 장점이겠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연출 : 거장의 상상력인가, 감독의 과잉인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씨너스'를 통하 자신의 연출적 야심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특히 '음악'을 영화의 핵심적인 연출 도구로 사용한 방식은 이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평단의 시선]
평론가들은 "이 이야기는 음악을 통하여 전달되며, 그 방식이 너무나 훌륭하다"고 입을 모은다.
'씨너스'에서 음악은 단순히 배경음악(BGM)의 역할을 넘어, 서사를 이끌고, 인물의 감정을 대변하며, 역사를 증언하는 핵심적인 언어이다.
한 평론가는 "이 영화가 음악을 개념적으로, 역사적으로, 서사적으로 모든 창작의 측면에 통합하고, 이를 인류가 억압에 맞서는 가장 위대하고 오래된 힘처럼 느끼게 만드는 방식은 진정 기념비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즉, 쿠글러의 연출은 시각적 스토리텔링과 청각적 스토리텔링을 완벽하게 결합하여, 관객이 영화를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온몸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는 "거장의 시각적 스토리텔링과 발을 구르게 만드는 음악의 열광적인 융합"이라는 평으로 요약된다.
[반대의 시선]
하지만 이러한 연출 방식은 나같은 무지한 이가 느낀 반감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음악이 서사를 주도하는 연출은, 그 음악적 코드와 감성에 동화되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극심한 이질감을 유발한다.
대사와 행동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굳이 길고 화려한 음악 시퀀스로 대체하는 방식이 어떤 관객에게는 감정 과잉이나 불필요한 블랙맨~자기 과시처럼 보일 수 있다. (나다!)
또한, 한 평론가가 "이 137분짜리 영화 안에는 더 경이로운 120분짜리 영화가 있다(뭔소리야)"고 지적하였듯, 다소 긴 상영 시간과 감독의 야심 찬 연출 스타일이 맞물려 영화의 속도감을 떨어뜨리고 지루함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감독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빛을 발한 연출이, 어떤 관객에게는 관객과의 소통을 고려하지 않은 예술적 과잉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추천은 각자의 몫
'씨너스(SINNERS)'는 당신이 어떤 관객이냐에 따라 극과 극의 경험을 선사할 영화이다.
만약 당신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대담한 시도에 열광하고, 영화를 통하여 역사와 문화를 사유하며, 음악이 서사가 되는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원한다면, 이 작품은 2025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명확하고 짜임새 있는 플롯을 선호하고, 하나의 장르에 깊이 몰입하는 즐거움을 중시하며, 감독의 스타일보다 이야기가 먼저 다가오는 영화를 찾는다면, '씨너스'의 현란한 형식과 다층적인 주제 의식은 넘기 힘든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평단의 극찬과 높은 평점이 당신의 감상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씨너스'의 압도적인 성공은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장르, 음악, 역사를 직조해낸 라이언 쿠글러의 대담한 비전과 독창성에 대한 찬사이다.
반대로, 이 영화에 대한 일부의 비판적 시선은 바로 그 대담함이 만들어낸 낯설음과 서사적 불친절함에 대한 정직한 반응이다.
(바로 나다!)
'씨너스'는 우리에게 '좋은 영화'의 기준은 하나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어떤 영화는 잘 닦인 길로 관객을 편안하게 안내하지만, 어떤 영화는 낯선 숲으로 우리를 이끌어 스스로 길을 찾게 만든다.
'씨너스'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영화이며, 그 숲을 헤매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보물을, 누군가는 상처를 발견할 것이다.
당신은 이 피와 블루스가 뒤섞인 잔혹하고 아름다운(?) 숲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야말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강렬한 경험일 것이다.
* 지역, 문화적 차이로 생각한다... 다 이유가 있겠지!!!
<관련 정보>
종류 : 아메리카 영화
개봉 : 2025년
감독 : 라이언 쿠글러
출연 : 마이클 B. 조던, 헤일리 스타인펠드, 마일스 케이턴, 잭 오코널, 운미 모사쿠, 제이미 로슨, 오마 밀러, 델로이 린도
- 썩은 토마토 : https://www.rottentomatoes.com/m/sinners_2025
- 나무위키 : https://namu.wiki/w/씨너스:%20죄인들
- 위키피디아 : https://ko.wikipedia.org/wiki/씨너스:_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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